계절 학기로 '인간 관계의 심리학'이라는 강의를 듣고 있는데요. 조별로 모여서 같이 얘기하고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자기의 생각들을 얘기해보는 시간이 무조건 강의가 끝나고 있는 수업입니다. 그래서 다른 과의 여러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강하게 되었는데요. 우리 조에서 제가 나이가 제일 많더라구요.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막상 그렇게 되니까 현타는 좀 오더랍니다. 허허; 그래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I 인 제가 나름 열심히 분위기를 주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 수업이 끝나고 같이 밥먹고 시간 나는 조원들과 술도 한잔 기울였는데요. 아직은 어색했던 것 같지만 나름 첫 자리는 선선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불현듯 저의 1학년 시절이 떠오르던군요. 현 새내기가 23학번이고 제가 18학번이니 5학번 차이가 나는 셈이고, 제가 새내기 때 동아리하며 뵀었던, 그리고 같이 술도 먹었던 선배들이 13~14학번 즈음이셨으니까요. 그때는 참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남자분들은 군대갔다와서 4학년이면 딱 1학년과 그 나이 차이가 나니까 당연한 차이더라구요.
동생분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거의 저 혼자 얘기했지만) '왜 이 친구들은 대답이 단답일까, 대화가 잘 안 이루어질까' 라는 생각이 꽤나 들더라구요. 꼰대 같은 생각일까? 라고 생각했지만 제 새내기 시절이 떠오르면서 저도 그랬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성격도 성격이지만 일단 저 같은 경우는 높은 선배께 어떤 말, 행동들이 예의에 맞게, 무례하지 않게 해야된다는 강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깍듯하고 공손하게 대하다 보니 말도 조심스러워지고 그러다 보니 적어지고 한마디 한마디 리액션에 신경쓰고, 또 그러면 지치고 티키타카도 안됐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선배입장이 되어보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참 옛날의 제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선배들은 대접 받기 위해서 밥 같이 먹고 술 같이 먹는 게 아니잖아요.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편해지라고 같이 시간 보내고 그런건데, 뭐 그게 불편하다면 할 말이 없죠. 근데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격식 차리고 예의범절 뭐 그런 것도 중요할 때가 있지만,, 선배들이 그 때 애를 좀 먹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제가 지금 그랬던 것처럼..
어느 자리든 무례한 언행이 용인되진 않죠. 적당한 장난이 필요한 자리도 있고, 격조에 맞는 자리도 있어요. 그런 건 사실 상대방이 이 자리에 올 때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왔을까를 고민해보면 금방 깨달을 수 있지요. 인간관계에 있어서 남을 배려한다는 것이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 주관대로 해석하기 보단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서볼 줄 알 수 있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맞지 않을 수 있죠. 내가 느꼈던 이 상황에서의 감정과 상대방의 느낌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게 아마 후배들이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이지 않았을까요? 제가 지금 1학년 때의 저를 아쉬워하는 것처럼요. 다양한 자리에 가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네요. 마치 그저께의 종강파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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