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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s life/주저리주저리

대학교에서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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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은 무엇으로 쓸까 고민하다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4년제 대학교에 재학중이고 군대에 다녀온 뒤 첫 복학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된 25살입니다. 재수를 했지만 빠른 년생인 덕에 그대로인 셈이고, 내일 한 살이 줄어들게 되겠네요.

 

군복무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22년 10월에 제대를 했기 때문에 복학하기까지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었고 그 안에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지만 학교에 가기 전 혹은 사회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 여행과 휴식으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후회되진 않습니다. 재충전의 시간도 가졌으며 차근차근 올릴 유럽여행에서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긴 휴식시간이자 충분했던 재충전은 약이자 독이었던 듯 합니다. 복학 초 의욕과 열정에 넘쳐서 제 과를 졸업하기 위해 해치워야 하는 두 개의 산들을 모두 시간표에 집어 넣었습니다. 하나는 프로젝트로 팀원들과 함께 2~3학년에서 배운 모든 과목, 지식들을 총망라하여 진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졸업논문으로 한 연구실에 배정되어 조교님과 한 학기 동안 연구, 실험하여 교수님들 앞에서 논문 발표 및 작성하는 것입니다. 각각 4학점과 3학점이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로드와 학업의 양은 사실 도합 14학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그 악명은 익히 선배들로부터 들어왔으나 자신감과 의욕에 넘친 과거의 JHoo는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데요. 그 전공 2개까지 시간표에 넣어 총 19학점, 6전공을 들었습니다.

 

의대, 치대 같은 전문직 과들 혹은 초과 학기를 다니시는 분들에게 이 정도는 일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또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고 학업에 열정이 있으신 분들에게도 좋은 소리 못 들을 핑계거리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나의 미래와 어떠한 연관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꽤나 깊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것을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라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열정이 아닌 고통으로 바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없이 시키는대로 '낭비'하는 것은 그 누구도 바라는 바는 아닐 것입니다. 배우고, 습득하는 과정이 아니라 고착화된 가이드라인을 따라 진행된 수업들이 너무 많았기에 저는 이 과에 대해 애정을 줄 수 없었습니다. 복수전공을 하는 이유도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여름 방학 때 매일 글을 쓰고 생각해 볼 것입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회는 회사에 취업만 된다고 다가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독자님들도 들었을 것입니다. 자신만의 일, 대체될 수 없는 일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지만 나와의 약속을 하기 위해서 시작해볼 것입니다. 가끔은 제 취미인 술에 대해서 써보기도 하고, 일상에 대해서 써보기도 하고,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도 써볼까 합니다. 

 

저와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분들과 많이 얘기하고 그 이야기들을 공유받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사진찍고 여행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위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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