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s life/주저리주저리

전공을 떠나는 것

JHOO 2023. 6. 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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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고학번 주제에 종파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안 가리라 생각했던 종강파티였는데요. 생각보다 재밌었고 꼰대 같은 마인드를 버리기에 아주 좋은 반면교수님이 계셔서 더욱 이번 방학이 중요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1차로는 어느 회식이 그렇듯 고깃집을 갔는데요. 1학년이 되게 무던하게 많았습니다. 코로나가 공식적으로 종식된 이후의 행사들이라 더 많았던 듯 싶습니다. 물론 저는 눈치있게 고학번들과 구석에서 고기나 구우며 맥주 홀짝이고 있었는데요.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교수님들이 한 말씀씩 하는 시간을 하셨습니다. 그 후에 몰랐는데 대학원 선배님들 중 박사 졸업 예정자 분들도 오셨더라구요. 며칠 전 발표가 많았다고 들었었는데 기나긴 시간 끝에 저번주에 끝났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재수를 물론 했지만 학업, 연구 등과는 맞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는 듯하여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시간동안 나는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희 대학 교수님들 혹은 높은 선배님들은 하나같이 개인의 사리사욕보다는 더 큰 것을 위해, 나라 혹은 권익, 공익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일개 수능 조금 잘 봐서 들어온 평범한 대학생인 저에겐 와닿지 않는 말들이긴 했지요.

2차에서는 맥주집을 갔는데요. 1시간 동안 최고령 교수님의 테이블에서 제 귀가 정상동작하지 않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경지를 넘어 아예 들어오질 않더군요. 사실 처음엔 들었지만 흔한 레퍼토리인 라떼와 왜 책을 사지 않고 태블릿으로 보냐느니, 열정이 없다느니, 왜 다른 과로 가냐느니 들을 가치가 없는 말이라고 판단되어 귀가 자체 차단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과에 대해서 처음부터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성적을 맞춰서 들어오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저의 적성과 과 설명을 열심히 찾아보고 온거거든요. 하지만 이 과는 폐쇄적이고, 보수적입니다. 70~80년대 우리나라 산업발전과 다방면으로 개발이 진전되면서 이 과는 토목공학과로서 아주 높은 입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나 이제는 유망한 직종일 수가 없는 분야이고, 쉽게 대체가능할 업종이기에 여러 분야와의 융합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커리큘럼 자체도 여전히 고지식하며, 아니 커리큘럼 자체 보다는 어떤 수업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게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실제로 저는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제가 열심히 듣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서도 ,,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1시간 뒤에는 탈출하여 제 또래와 비슷한 학번들과의 자리를 가졌는데요. 다들 많은 고민을 할 시기인지라 할 얘기들이 많았지만 절반 이상이 다른 길을 찾아 떠나고 싶어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시간도 지금 뿐이고,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할 시간도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동의했습니다. 언제나 현재의 저는 과거의 저를 부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했지만 이제는 바뀌고 싶어졌습니다. 미래의 저를 제일 부러워하게끔 만들고 싶고 과거의 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게 만들 것입니다.

책도 이제 읽어볼까 합니다. 밀리의 서재를 구독했는데요. 우선 다음 주 금요일까지 "제로 투 원"이라는 책을 읽겠습니다. 아마 주말엔 라식 수술을 할 수도 있어서 2일을 더 추가했습니다. 같이 목표를 적고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공개를 하면 더 실천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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